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봄 잠에 취해 깨어나지 못하는데
여기저기서 새 우는 소리 들리네
지난밤 사이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얼마나 많은 꽃잎이 떨어졌을까
봄날에 느끼는 자연섭리에 대한 애절함을 담은 맹호연의 한시[漢詩] ‘춘효[春曉]/봄새벽’이다. 기나긴 겨울을 지내오며 우리는 간절히 봄을 기다린다. 기다리던 봄이오면 금새 꽃이 피고지고 언제 왔는지, 마음껏 즐기기도 전에 기다리던 봄은 끝나버린다. 우리가 그렇게 소원하던 봄, 짧지만 만개한 봄을 차규선작가의 <화양연화[花樣年華]> 개인전을 통해 바라본다. 작가는 해마다 피고지기를 멈추지 않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영원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화양연화는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즉 인생의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때 혹은 꽃처럼 피고지는 것에 대한 애틋함을 의미한다. 꽃이 아름답게 만개하는 절정기가 있듯 인간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이 있을 것 이다. 어쩌면 지금이 나의 화려한 시절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허망한 순간일 수도 있다. 전시를 위해 제작된 20여 점의 신작 중 nirvana 작품은 작가가 작업에 심취하여 열반의 경지까지 도달하게 되는 과정에서 작품명이 탄생되었다. 전시를 감상하는 관객들도 작가가 느낀 nirvana[nirvana: 영원한 평안]를 경험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전시에서 차규선 작가의 독자적인 기법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 속 자연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회상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