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래[來]는 부산의 신진작가이자 떠오르고 있는 미술계의 기대주인 유은석 작가의 개인전
소조에서 캐스팅, 채색의 단계로 이어지는 노동에 기반한 작업스타일을 고수하는 유은석 작가는 키치한 표현양식을 통해 자신만의 슈퍼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슈퍼히어로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천착해온 작업 주제이다. 단순히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 영웅의 모습에서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영웅들의 모습을 인간적인 모습으로 코믹하게 조형화하고 그 속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웃고 싶지 않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모습이나, 반대로 웃고 싶지만 웃을 수 없는 누군가의 모습도 있다. 또 어리석은 현대인들을 비웃거나 즐거웠던 작가의 기억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그렇게 유은석 작가의 히어로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과 달리 우스꽝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소위 ‘ 폼 나지 않는 영웅’으로 전락하며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폼 나지 않고 우스꽝스럽지만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웃고 있는, 웃으라고 말하는 슈퍼히어로와의 참신한 만남을 통해 올 여름 갤러리래[來]에서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