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거닐어 본다.
마치 조선시대의 그들이 보았고, 그들의 정신이 담긴 금수강산 속에 빠져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 이상이다. 매혹적인 빛의 울림이 마음 속으로 밀려 들어온다.
김종숙작가는 한국 전통회화의 하나인 조선시대 진경산수를 아크릴회화의 밑그림으로 하여 그 위에 수만에서 수십만 개에 이르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손으로 일일이 선택적으로 붙이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재창조된 풍경 속에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은 화면의 깊이와 가치를 더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실재 진경’의 신비로운 빛의 풍경 속으로 이끌고 있다.
김종숙 작가의 <인공풍경(Artificial Landscape)>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매개체로 하여 전통회화를 재해석 하는 동시에 현대의 도시적이고 화려한 소비문화의 성격을 매혹적으로 빛이 분출되는 표면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공풍경>은 작가가 2005년부터 작업해 온 연작회화의 이름으로, 깊은 계곡과 높은 절벽, 기암괴석의 표면이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에 의해 양각된 풍경으로 빛을 내뿜고 있다. .
한 작품에 3~4개월이 걸리는 작업과정에도 불구하고 실험 정신과 끝없는 노력으로 '크리스털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낸 김종숙작가는 친숙한 주제로 관객들을 붙잡아 두면서도, 동시에 색채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일종의 시각적 명상 상태에 도달하게 한다.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 회화의 영역을 확장한 '인공풍경' 시리즈는 관객에게 또 다른 예술의 통로를 열어 보여줄 것이다.